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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이로다 꿈이로다 모두가 다 꿈이로다
  너도 나도 꿈 속이요 이 것 저 것이 꿈이로다
  꿈 깨이니 또 꿈이오 깨인 꿈도 꿈이로다
  꿈에 나서 꿈에 살고 꿈에 죽고 가는 인생 부질없다.



후광 김대중 전대통령의 서거소식을 들었습니다. 2009년 8월 18일.
85세의, 파란만장이라는 말의 정의를 그대로 보여주기에 손색없는 굴곡깊은 삶이었습니다.
전남 신안군 앞바다의 작은 섬에서부터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나 청와대에 이르는 길을 걸은 사람.
정치범으로 수감되어 사형을 언도받고 죽음의 노상Death row에서 카톨릭 교황까지 움직인 사람.
평생을 '빨간류類의 색깔'이라는 태그를 떼어내지 못했고 그러면서도 노벨 평화상을 받은 사람..

몇 사람의 특출한 인생들을 섞어놓아도 이루기 힘든 굴곡들을 한 사람의 생에 버무려놓았으니
이제 이 세상에서의 짐을 모두 내려놓고 가신 분의 빈자리는 그 넓이가 엄청나겠습니다..
인동초忍冬草 라는 그의 별칭도 인상깊습니다.

그런데, 그만큼 인상적인 것이 또 있었으니..
김 전대통령의 나이를 찾아보려고 위키백과를 열어보다가 정말 놀랐습니다..
그의 생년월일 옆에 그의 서거일이 벌써 올라있었고, 그 뿐 아니라.. 그의 사인死因인 다발성 장기부전
증후군(multiple organ dysfunction syndrome)을 알려주면서 친절하게도, 이 증후군이 김 전대통령의
사인으로 유명하다는 설명까지 곁들여 붙여줍니다.

위키백과팀의 부지런함에 놀라는 부분도 있었지만, 왠지, 한 사람이 살다가 가는 그 뒷마무리가 정말..
심히 빠르다라는 느낌이 훨씬 강했습니다. 에디트된 시간을 보니, 돌아가신 시간에서부터 단 8 시간만에
몇 줄 글로 깔~끔하게 정리를 마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사람들의 모습에서 아주 오래 지속될 것처럼 보이는 슬픔과 아픔과 안타까움과 동요조차도 
1 주기, 2 주기.. 그다지 긴 시간이 지나지 않아 페이지가 넘어가면 우리의 마음에서도 희석되어 정리가
마쳐지겠지요, 오히려 위키백과가 훨씬 더 오래, 더 정확한 내용을 품고 그를 기억할 것입니다.



  꿈이로다 꿈이로다 모두가 다 꿈이로다
  너도 나도 꿈 속이요 이 것 저 것이 꿈이로다
  꿈 깨이니 또 꿈이오 깨인 꿈도 꿈이로다
  꿈에 나서 꿈에 살고 꿈에 죽고 가는 인생 부질없다.


이 글은, 이제 돌아간지 1 주기를 맞은 이청준선생의 소설, <남도사람>을 스크린에 담았던 '천년학'에서
나오는 글입니다.  어딘가가.. 전도서에서 본 솔로몬왕의 탄식과 흡사합니다..
지지난주일, 오래 전에 잘 알고 지내던 지인의 교통사고로 인한 돌연사 소식을 접하고 블로그에 끄적인
글이 있습니다.



오늘 여기 이렇게 살아 숨을 쉬지만, 내일 살아있다고 확실하게 말 할 수 없나봅니다.
잘 알던 사람이 지난 주일,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마흔 아홉이었습니다.

아라키 죠의 '바텐더 vol 11' <아버지의 브랜디>편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아버지의 유산을 놓고 죽어라, 모질게 싸우는 중년의 두 남자를 앞에 놓고, 바텐더인 주인공
사사쿠라 류는 Stinger(바늘, 가시돋힌 말을 하는 사람)라는 칵테일을 내놓습니다.

" 인간은 어째서 자신이 내일도 살아있을 거라 확신을 할 수 있을까요.
  인간이 알고 있는 유일한 진리는 인간은 반드시 죽는다는 것 뿐인데."

" 무슨 말이 하고 싶은거야?"

" 예전에..,
  카운터에서 즐겁게 술을 마셨던 손님이 그 날 밤...,
  돌아가셨습니다. 
  두 분 중 누군가가 저 문을 나선 뒤 만일 죽어버린다면...
  마지막 추억은 형제끼리 다튔던 것.
  남겨진 이에게 그건 평생 잊을 수 없는 아픈 기억이 되겠지요. "

" !! "
" !! "

우리는 아무런 근거도 없이 내일 나의 존재가 있을 것을 확신하며 살아갑니다.
언제나 죽을 것만을 두려워하고 염려하며 전전긍긍하는 것만큼 안타까운 시간/정신적인 낭비는 없겠지요..
다만.., 가끔은 내가 떠날 뒷모습을 생각하며 주변을 정리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싶어집니다.
그러다보면 마음이 너그러워지고 무엇에 대해 모질게 마음에 맺혀할 것도 없다는 것을 느낍니다.

문득, 열심을 가지고 주신 목적대로 이 삶을 거쳐지나가 본향을 향하게 되는 순례자인 우리임을 되새겨볼 때,
무엇에 연연해하지 말고 무조건 기뻐하라고 하시는 그 말씀은 바로, 아직 이 땅위에 발딛고 살아가는 우리의
심령의 평안을 위해 그 힘의 근거가 되시는 하나님께서 일깨우시는 권고가 아닌가 싶습니다.


 나 기뻐하리, 나 기뻐하리, 나 기뻐하리, 나 주 안에서 기뻐하리라
 환경의 지배를 받지않고, 내 팔의 힘과 목소리, 느끼는 감정과 상관없이
 내 마음 기뻐하기로 '결심'을 했네!!
 나 기뻐하리, 나 기뻐하리, 나 기뻐하리, 나 주 안에서 기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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